3/29/2007

Check vs. Mosaic


코팅 후 2주간은 비를 맞으면 안 된다고 하는데 유난히 비가 자주 내리는 한 주.
시멘트 물 걱정 없고, '문콕' 테러의 위험 없는 자리에 주차하게 된 행운을 기념하다.


"역시 짧아"

3/28/2007

제보다 젯밥

Yeoruem & Bunny

씨너스 이채에 영화보러 갔다가 건물 1층에 있는 작은 서점 할인 가판대에서 재미있는 헝겊책 발견. 무엇이 책이냐고? 바로 위의 토끼가 책이다. 토끼 아랫쪽 배 부분을 펼치면 몇 겹의 헝겊에 아주 단순한 영어 문장들이 몇 개 들어가 있다. 토끼 꼬리 쪽에 있는 고리를 길게 잡아 당겼다 놓으면 토끼가 통통 튀면서 앞으로 나아가는 개인기까지 숨어있으니 어찌나 놀라운지. 가격은 4,500원. 원래 정가는 그 세 배가 넘었던 것 같다.

이제 놀이방을 다니고 야후! 꾸러기와 네이버 쥬니버까지 넘나드는 기토용은 아니고 이제 막 단어를 따라 말하기 시작하는 토미에게 딱 맞을 거라 생각하며 덥썩 사긴 했으나, 사실 최우선 순위는 여름이였다. 여름이에게 먼저 선을 보여 합격하면 여름이 장난감이 되는 것이고, 불합격하면 토미에게로...^^;;

집으로 가지고 와서 토끼를 여름이 옆에 놔 주고, 통통거리게도 해 주니 조금, 아주 조금 관심을 보였다. 그런데 정작 여름이가 더 큰 관심을 보이고 오랜시간 가지고 논 것은 토끼책의 비닐포장팩. 앞 발을 넣었다 뺐다, 밀고 굴리고, 그리고 나중엔 저렇게 턱걸치기용으로도 다양하게 사용하는 여름. 어디에든 턱걸치기 좋아하는 버릇은 '고양이 세 달 버릇 평생 간다'에 해당되는 것이다.



이렇게 제보다 젯밥인 경우가 허다하니 여름이의 장난감 취향은 언제나 흥미진진, 예측불가능이다.

Before & After

초록색 번호판을 신형 흰색 번호판으로 바꿨다. 사실, 귀찮아서라도 바꾸고픈 생각이 없었고 6개월밖에 쓰지 않은 멀쩡한 번호판을 '그저 조금 더 낫게 보인다'는 이유만으로 폐기하는 것도 낭비라는 생각을 했었다. 내 차 한 대가 아니라, 거리를 나서 보면 멀쩡한 번호판을 갈아치운 차들이 한 두 대가 아니지 않은가. 번호판 교체를 위해 들여야 하는 시간과 비용까지 따져보면, 국가적인 차원에서의 엄청난 손실이다. 그런 줄 알면서도 나도 바꿨다.

굳이 핑계를 대자면, 미니의 작은 차체와 짙푸른 색상에는 두터운 초록색 번호판보다는 긴 흰색 번호판이 훨씬 잘 어울리는데 '너도 바꾸지 그래?' 하는 주위 사람들의 말 때문에 운전을 하면서 신형 번호판을 부착한 차들을 볼 때마다 자꾸만 신경이 쓰였다. 그러면서 언젠가는 나도 바꿔야 할 텐데, 그래 역시 짙은 색상의 차엔 흰색이 어울려... 이렇게 생각하게 된 것이다. 결국, 자꾸만 맴도는 그 생각에 종지부를 찍기로 결심했다. 바꾸기로.

BEFORE ↓

구청에 신고를 하고 강서구 마곡동에 있는 번호판 제작소에 직접 가서 번호판을 받았다. 그런데 그 곳에서 번호판 탈장착하는 아저씨들은 수입차 범퍼는 함부로 못 건드린다며 서비스센터에 가서 제대로 달라며 기존 번호판을 떼어낸 자리 위에 이렇게 엉성하게 새 번호판을 붙여놨다. 이건 정말 아니잖아...
청담동 어디에 있다는 번호판 제작소로 갈 걸 그랬다.

결국, 다음 날 미니매장으로 가서 거금(!)을 들여 딱 맞는 번호판플레이트를 구입하여 다시 장착했다. 그나마 앞은 이렇게 해결이 되었지만, 봉인이 있는 뒷 번호판은 여전히 엉성한 상태이다. 만약, 엉덩이가 이쁜 골프였다면 뒷태에 더 신경이 쓰이니 어떻게든 뒷 번호판도 제대로 달기 위해 노력을 했겠지만 미니의 뒷태는 거의 포기다. 벌써 6개월이나 같이 했지만 미니의 어설픈 꽃순이스러운 뒷모습엔 도대체 정이 가질 않는다.

AFTER ↓


사실 구청에 번호판 변경 신고를 한 것은 2월인데, 한 달이나 넘겨 번호판을 바꿨다. 미니 동호회 내부에서 뒷 번호판도 앞과 같이 긴 것을 달 수 있도록 3월 중에 허가가 날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기 때문에 좀 기다린 것이다. 그러나 결국 허가는 나지 않았다. 건교부 지침이, 일단 뒷쪽에 짧은 초록색 번호판을 한 번이라도 달았던 차에는 절대로 긴 신형 번호판 부착이 불가하다는 것이다. 미니를 비롯한 많은 차들이 원래 긴 번호판 부착 기준으로 제작되었다. 그런데 같은 차라도 신형 번호판 제도가 시행된 2006년 11월 이후 등록차량에 대해서는 긴 번호판을 내어 주고 그 이전 등록차량에 대해서는 불가라는 것이다. 참으로 알 수 없는 행정이다.

뭐, 이제 난 바꿔버렸고 더 이상 갈등하지 않아도 되니 이것으로 상황 종결.

지난 일요일, 출고 6개월 무사고 기념으로 글래스코팅 작업을 했다. 구입 이후 대략 월 1회 세차, 왁스는 한 번도 하지 않은 상태였는데 완전히 때 빼고 광 낸 느낌이다. 코팅 후 최소 2주일은 비를 맞으면 안 된다고 하는데 바로 그 다음날부터 계속 비 소식이다. 덕분에 이번 주는 걸어서, 버스로, 택시로 출퇴근 중이다.

3/15/2007

GS칼텍스 시네마 브런치

압구정과 화정에 살 때에는 근처 주유소가 몽땅 오일뱅크여서 본의 아니게 오일뱅크만 주로 이용했었는데, 종로에 살다 보니 GS칼텍스가 유난히 많다. GS칼텍스를 주로 가게 되면서 주유고객 대상으로 진행하는 주말 영화 시사회 이벤트에 몇 번 응모를 했었는데, 지난 주 감우성, 김수로 주연의 '쏜다'에 당첨.

선배와 함께 지난 토요일 오전 메가박스 목동에 가서 영화를 봤다. 그 영화로 말할 것 같으면, 일종의 블랙코미디라 해야 할까... 폴 뉴먼과 로버트 레드포드 주연의 어느 영화 마지막 장면도 떠오르고... 아주 재미가 없지는 않으나 흥행에 성공할까 조금은 걱정이 된다. 나머지는 스포일러가 될 터이니 궁금하신 분은 직접 보시라.



이제부터 본론. 영화는 매주 달라지는 것이니 상관이 없고, 재미있었던 것은 시사회 관람객을 위해 준비된 이 브런치 세트. 팝콘과 음료 정도를 예상했는데, '캐러멜팝콘/청량음료/미닛메이드오렌지/소시지핫도그와소스/커다란초코머핀'이 오밀조밀 포장된 종이 상자를 받았다. 별스러운 것들은 아니지만 원래의 기대치가 워낙 낮아서였는지 작은 것에 신경 쓴 GS칼텍스가 약간 좋아질 뻔 했다. (※ 브런치 세트 주의사항 : 핫도그를 다 먹고 나서야 종이 상자 바닥에 깔려 있는 핫도그용 소스 두 개 발견. 미리 찾아 드세요.)

해당 상영관들은 GS칼텍스 전용관으로 운영된다고 하는데, 당첨되고도 참석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은지, 좌석도 많이 비어있고 준비된 브런치 세트들이 절반 넘게 남는 것 같았다. GS칼텍스 이용자들은 꼭 응모하시고 혹시 못 가면 저에게 연락을 =)

여기에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사실. 요즘 GS칼텍스 주유소 광고에는 문근영이 미니 컨버터블을 타고 나온다. (뭐 그렇다고 해서 미니를 몰고 GS칼텍스 주유소에 가도 별스런 대접은 없다.)

광고에서는 근영양이 주유소에 가서 주유구 열림 버튼을 찾지 못하여 당황하는 상황에서 주유원이 '친절하게도' 주유구 버튼을 찾아서 눌러 준다. 그런데 원래 미니에는 주유구 열림 버튼이 없다. 정차 상태에서 키가 삽입되어 있으면 주유구 커버를 그냥 손으로 열 수 있다. 예전 골프도 마찬가지였다. 결국, 그 광고에선 주유원이 근영양을 희롱한 것이거나, 특별히 개조된 짝퉁 미니가 출연한 것이다. (※ 주의 : 그렇다고 확인하느라 주차 중인 미니의 주유구를 손으로 마구 열어보진 마세요.)

3/14/2007

뉴 미니 런칭 파티

The New MINI Arrival Party

작년 9월 말, 미니 쿠퍼S(체크메이트)를 구입할 때만 해도 2세대 뉴 미니는 올해 중반 이후에나 들어올 줄 알았다. 그런데 예년보다 일찍 와 버린 봄바람과 함께 벌써 2세대 뉴 미니가 출고되기 시작했다. 물론 미니 쿠퍼S의 새로운 버전은 올해 여름 이후에 국내 출고가 된다 하니 아직 몇 개월은 아쉬움 접고 탈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그 다음엔, 괜찮아 클래식이 좋은 것이야... 이런 생각을 하게 되겠지. 여하튼 문제의 뉴 미니 런칭 파티가 지난 토요일 W호텔 WooBar에서 콘서트를 겸하여 열렸다. 일본 그룹 Harvard의 공연도 있다 하여 동생과 동생 친구까지 동행하여 밤 10시 반쯤 W호텔 도착.

Harvard in WooBar - Yellow Green Harvard in WooBar - Purple
Harvard in WooBar - Hot Pink Harvard in WooBar - Blue

이런 공연 참석이 도대체 몇 년 만인지. 오래간만에 부대끼는 사람들 틈에서 사람구경, 공연구경 하는 것까지는 재미있었는데 정작 동생이 기다렸던 Harvard 녀석들은 새벽 1시가 넘어서야 등장하여 노래 서너곡 부르는 동안 계속 고꾸라졌다. 처음엔 원래의 공연 스타일인 줄 알았으나, 알고 보니 공연 시작 전까지 과음을 했는지 너무 술에 취해 결국 20여분만에 무대에서 퇴장. 인터파크에서 Harvard 이름을 내건 공연으로 유료 티켓 판매도 하고 있었는데 항의하는 사람은 없는 것 같았다. 대다수가 그들의 공연을 목적으로 온 것은 아니었나 보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그렇게 노는 것엔 크게 달라진 것이 없는 듯.

새벽 3시쯤 그 곳을 나섰다. 새벽 공기는 차가왔지만 상쾌했다. 공연 그 자체보다 공연에서 귀가하는 길의 새벽 드라이브가 더욱 즐거웠다.

3/12/2007

회사가 알려주지 않는 비밀

3/12/2007 11:39:00 PM

회사가 당신에게 알려주지 않는 50가지 비밀
Corporate Confidential - Cynthia Shapiro, 도서출판 서돌

- 문지기를 따돌리면 문 안으로 들어가지 못한다. (아무리 나쁜 상사라도 나름의 가치가 있다)
- 소문은 불신을 낳고, 당신의 입지를 위태롭게 만든다. 소문의 진실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
- 회사는 오래 기억하지 않는다.
- 자신의 잘못을 변명하려 하지 마라. 실수나 실패를 품위 있게 극복하는 방법이 있다.
- 넓은 시각으로 보라.
- 무엇을 성취하는가 보다 어떤 자세인가가 더 중요하다.
- 업무를 위임하지 못하면 성공할 수 없다. 부하직원의 문제를 대신 해결해 주지 말라. (그들에게 다음 질문을 하라)
- 누구에게나 좋은 사람이 되려고 하면 존경받지 못한다.


처세술 관련한 책들이나 서점가에서 베스트셀러 순위에 든 책들은 이상하게 읽기가 싫다. 이 책 역시 베스트셀러 목록에 포함된 책이기는 하지만, 지독하게 책을 읽지 않는 회사 후배가 오래간만에 책을 구입하면서 나에게도 한 권을 선물하여 읽게 되었다.

책의 앞 부분에서는 회사 생활을 아주 약게 하는 방법들을 소개하는 것 같아 약간 거부감이 드는데, 뒤로 가면 결국 '진심은 통한다, 다만 세련된 방식을 취할 것' 이런 느낌으로 공감되는 부분이 많아진다.

평소 회사 일로 괴로워하는 동료들에게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많이 해 주고 있는데, 그럴 만한 처지가 아닌 것 같다. 이 책에 의하면 나의 회사 생활에도 문제가 적지 않으니. 역시 세상에 쉬운 일은 없어.

3/11/2007

행복헌장 10계명

3/11/2007 11:57:00 PM

영국 BBC 다큐멘터리 '행복-How to Be Happy'이 제시하는
행복헌장 10계명

1. 운동을 하라. 일주일에 3회, 30분씩이면 충분하다. (→ 앞으로의 과제)

2. 좋았던 일을 떠올려보라. 하루를 마무리할 때마다 당신이 감사해야 할 일 다섯가지를 생각하라. (→ 하루를 마무리할 때라기보다는, 감사할 일이 있으면 그 순간 감사한다)

3. 대화를 나누라. 매주 온전히 한 시간은 배우자나 가장 친한 친구들과 대화를 나누라. (→ 메신저와 iChat 덕분에 충분히 실천 중)

4. 식물을 가꾸라. 아주 작은 화분도 좋다. 죽이지만 말라! (→ 선인장과 허브를 키워봤는데 죽더라. 그래서 지금은 고양이와 같이 산다. 아주 잘.)

5. TV 시청 시간을 반으로 줄이라. (→ 완전 공감. TV를 전혀 안 볼 수는 없지만, TV를 끄는 날마다 뿌듯함과 보람을, 훨씬 더 많은 여유를 느낀다)

6. 미소를 지으라. 적어도 하루에 한 번은 낯선 사람에게 미소를 짓거나 인사를 하라. (→ 매일 잘 모르는 오피스텔 경비아저씨들에게, 회사를 방문하는 낯선 이들에게 인사를 한다)

7. 친구에게 전화하라. 오랫동안 소원했던 친구나 지인들에게 연락해서 만날 약속을 하라. (→ 매우 뜨끔한 항목이다. 틈만 나면 혼자 놀거나 여름이와 놀기에 워낙 열중하다 보니 요즘은 다른 친구들에게 전화해서 만나자고 하기가 어렵다)

8. 하루에 한 번 유쾌하게 웃으라. (→ 여름이 때문에 웃는 것만 따져도 열 번은 넘는다)

9. 매일 자신에게 작은 선물을 하라. 그리고 그 선물을 즐기는 시간을 가지라. (→ 역시 잘 실천 중)

10. 매일 누군가에게 친절을 베풀라. (→ 본인은 친절이라 생각하지만 받아들이는 사람은 잘 모른다면 자기만족적인 친절이라 해야 하나?)

너는 지금 행복한 거야. 네 복에 겨워 하는 불평하지 마. 누가 봐도 행복하게 보이는 이에게 이렇게 말을 해 줘도, 극단적으로는 스스로 세상을 등져 버리기도 한다. 행복은 누가 가르쳐 줘서 느낄 수 있는 감정이 아니다. 행복에 절대적인 기준을 이야기할 수 있을까? 본인의 여러 감정 상태 중에서 '상대적으로' 행복한 때와 그렇지 않는 때가 있는 것이겠지.

위의 10가지 행복해지는 방법은 아주 소박하다. 엄청난 결심을 필요로 하는 일들이 아니다. 1번과 7번까지도 잘 실천하게 되면 '완벽하게' 행복해 질 수 있을까? 완벽한 행복은 존재하지도 않겠지만, 바라지도 않는다. 바로 그런 '완벽함'을 원하게 되는 순간, '현재 완벽하지 못함'에서 끊임없는 불평을 쏟아내며 불행의 늪으로 빠져들지도 모를 일이다. 내게 있어 '완벽'이라는 단어는 매우 답답하게 느껴진다. 조금 더 나은, 조금 더 새롭고 다양함을 추구할 수 있을 뿐이지, '절대적인 완벽'이란 것은 결코 이르지 못할 상태가 아닌가. 다만 '주어진 조건과 상황' 하에서의 '제한적인 완벽'만이 가능할 것이다.

오늘 하루 중엔 많은 행복의 순간들이 있었다. 어제 밤 심야 콘서트에 갔다가 오늘 새벽 3시 강변도로를 달려 집으로 돌아왔다. 오후엔 교통체증이 좀 있었지만 계획했던 대로 팔당대교를 지나 중미산과 북한강변 드라이브. 꽃샘 바람은 좀 불었지만 적당한 햇살과 맑은 하늘 때문에 내내 썬루프를 다 열고 달렸다. 그리고 여름이와 꼭 붙어 낮잠. 처음엔 여름이 머리가 내 팔 위에 있었는데 일어나 보니 자는 동안 한 바퀴 돌았는지 여름이 엉덩이가 내 팔 쪽에 있었다. 일요일엔 짜파게티... 면을 끓일 때 통마늘 10개, 스프까지 넣어 다 끓인 후 블랙올리브 10개, 그릇에 옮길 때 모짜렐라 치즈 200g 정도를 같이 섞고 마지막으로 타바스코소스를 추가. 이것이 요즘 나만의 짜파게티 요리법.

Lovely paws
"나의 행복은 이 작은 발 안에도 가득"

새로 시작되는 한 주는 격동적일 것이다. 많은 판단과 결정과 설득을 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내일부터 생각하자. 마음의 준비는 필요하겠지만 겪어보지 않고 미리 걱정할 필요는 없지 않은가. 기꺼이 모험에 임하리라.

3/10/2007

궁금해 & 생명에 대한 배려

Snowing Cat in pale light

여름이는 창 밖에 펑펑 내리는 눈을 보고 무슨 생각을 할까?
어슴프레 벽에 비친 햇살 한 자락을 보고서는 또 무슨 생각을 할까?

Snowy Unhyungung
"눈 내린 운현궁을 감상하는 여름군"

가끔 동물들에게는 감정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만난다. 초등학교, 고등학교, 대학교, 거기에도 무슨 무슨 학위까지 받았다고 하는 사람들 중에도, 아무렇지도 않게 동물은 그저 본능에만 따라 먹고 배설하고 자고 그렇게만 살아가는 존재라고 말하는 사람들을 만난다. 예전엔 그런 이들과 약간 언쟁도 했었지만, 요즘은 별 대꾸하지 않는다. 다만, 그 다음부터는 연락을 끊는다. 사람이든, 동물이든, '생명에 대한 기본적인 배려'가 부족한 것 아닌가.

다음 달이면 여름이는 만 다섯살, 그리고 칠월이면 여름이와 만 오년 같이 산 것이 된다. 여름이는 기뻐하거나 슬퍼할 줄 알고, 사랑하거나 미워할 줄도 알고, 위로하거나 토라질 줄 안다. (새로 구입한 침대커버에 스크래치를 해서 구멍을 내는 것과 같은 사고를 친 다음에 반성하거나 미안해 하는 마음이 있는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 사실, 그럴 땐 오히려 내가 여름이에게 미안하다. 고양이의 원래 그런 습성을 미리 고려했어야 하므로.)

3/09/2007

뭘 먹은 거야?

Eaten by Yeoreum

고양이는 육식동물이라지만, 일명 고양이풀이라 불리는 귀리, 보리 새싹들은 누가 가르쳐 준 적도 없는데 자기가 먹을 것인 줄 알고 열심히 먹는다. 육식만으로는 부족한 미네랄 섭취를 위한 본능이라나. 그런데 여름이는 그런 고양이풀 이외의 야채도 가끔 먹는다. 야채를 씻어 식탁에 올려놓으면 어느 샌가 와서 잎사귀 몇 개를 툭툭 치며 놀거나, 물을 핥거나, 가끔 아작아작 씹어 먹기도 한다. 이번에도 눈 깜짝할 사이에 먹어버린 (이름모름).

Peep

여름이는 방문을 열 줄 안다. 완전히 닫힌 문은 가끔 혼자서도 열고 들어오지만, 어설프게 닫힌 문은 스스로 열지 않고 끝까지 문 틈새를 빼꼼히 엿보며 그 앞에 앉아있는다. 보일 듯 말 듯, 열릴 듯 말 듯한 스릴 있는 호기심을 즐기는 것일까.

머리 위로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

Raindrops on the MINI

미니의 썬루프는 천정의 80% 정도를 차지한다. 그리고 썬루프의 유리 이외 실내쪽 커버가 따로 없기 때문에 차 안에 앉으면 바로 하늘이 보인다. 처음엔 그 윗쪽이 상당히 허전했는데, 이제 위가 막힌 다른 차를 타면 답답한 느낌이 든다. 이런 타입의 썬루프에서 가장 인상적인 점은, 비 내리는 날 썬루프 유리 위로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이다.

주 생활공간이 3층과 7층인 탓에 비가 내리면 창문에 들이치는 빗자국 정도를 보고 비가 오는구나 느낄 수 있을 뿐이었는데, 미니 안에선 머리 위로 선명하고 힘찬 빗방울 소리와 함께 비가 하늘에서부터 떨어져 유리에 부딪히는 모습까지 볼 수 있는 것이다. 한 여름 폭우가 쏟아질 땐 좀 무서울라나?

사실, 지난 일요일 저녁 비내릴 때에도 오래간만에 그 소리를 실컷 듣고 싶어서 '비오는 거리'라는 노래모음 CD를 들으며 집을 나섰다가 엄청난 체증 때문에 서울을 벗어나지도 못하고 한 시간만에 귀가했다.

MINI, second checkup

이번 주말이면 7,000Km 돌파 예정. 지난 수요일엔 두 번째로 A/S를 받았다. 오른쪽 사이드미러 작동 불량. 누군가 억지로 접거나 폈던 것 같다는 추측인데, 그렇다면 내가 모르는 사이 테러를 당한 것인가? 무상 A/S이긴 하지만, 어떤 이유로든 A/S센터는 자주 가고 싶지 않다.

언젠가는 돌아온다?

A hairy Russian Blue cat Green house

여름이의 털빛에 더할 나위 없이 어울리던 분홍색 방석, 여름이의 눈빛과 어울리던 올리브그린 하우스. 그러나 이들에 대한 여름이의 관심은 반년을 넘기지 못했다. 결국, 작년 크리스마스 즈음에 이것들은 레이네 집으로 보내졌다. 대신 레이네로부터 선물받은 등나무집과 럭셔리한 에트로의 작은 쿠션이 여름이의 새로운 아지트가 되었다.

Peace of cat
이 등나무집은 일반적인 섬유재질의 방석이나 집에 비해 털을 품지 않아 좋았고, 튼튼해서 좋았다. 반면, 여름이가 이 속에 칩거하면 안아보고 싶을 때, 놀고 싶을 때 여름이를 억지로 끌어내기 어려운 구조라는 점이 흠이라면 흠이랄까.

그런데, 여름이가 갑자기 이 등나무집을 외면하고 있다. 집에 혼자 있을 때 그 속에서 자다 나쁜 꿈이라도 꾼 것인지, 혼자 놀란 일이 있는 것인지 원인은 알 수 없지만, 벌써 일주일도 넘게 등나무집 이외의 장소만을 전전하고 있다. 소파 위, 평소 잘 가지 않던 의자나 테이블 위, 심지어 바닥에 이르기까지 의외의 장소들에 앉아보고 누워보며 새로운 아지트를 물색하는 것 같은 여름.

왠지 그 모습이 애처로워, 여름이를 데려오던 때 구입한 양털방석을 슬그머니 꺼내 바닥에 내려놓았다. 여름이가 2개월 반일 때부터 약 세 살 때까지 즐겨 쓰던 방석인데 역시 어느 순간부터 외면받았다. 아기들 배냇저고리를 보관하는 것처럼, 그래도 1.4kg 시절의 작던 여름이가 내내 쓴 방석이라 그냥 버리기엔 아쉽고, 그렇다고 남주기엔 너무 낡아 보관해 두었던 것이었다.

사실, 지난 달에도 외면받은 터라 이번에는 정말 혹시나 하고 꺼내봤는데...
Wool cushion returns
참으로 알 수 없는 고양이의 마음.

이젠 여름이가 외면하는 것들은 버리거나 남주지 말고 일단은 보관해야겠다. 기다리면 언젠가는 여름이의 관심을 받을 날이 돌아올 지도 모르니까.

3/08/2007

화학제품과의 동거

아큐브원데이,
윈덱스, 식탁용 무균무때,
타일렉스, 청크린, 하픽, 드릴펑,
소다성분 치약, 데톨 핸드워시,
비누1, 비누2, 클린징폼, 샴푸1, 샴푸2, 바디클린저, 바디스크럽제,
바디크림, 바디로션, 발전용크림,
스킨, 아이크림, 로션, 수분크림, 파운데이션, 파우더, 핸드크림,
주방용세제, 세제역할 베이킹소다, 식초,
살균성분 첨가된 가정용 웻티슈,
섬유유연제 다우니가 추가된 세탁세제 타이드, 페브리즈,
...,

지금 당장 생각나는 집 안의 화학제품들만 해도 이만큼이다.
각 용도에 맞게 주요 성분의 효과를 인공적으로 극대화시킨 제품들.
제품 하나씩만 따져본다면 합당한 실험과 안정성 테스트를 통과하여 출시된 것이겠지만, 이 모든 것들을 한 가정 내에서 짬뽕으로 섞어쓰는 상황에서도 안전하다고 장담할 수 있을 것인가.

이 모든 화학물의 공격에도 끄덕없이 멀쩡한 자들이 오히려 연구대상이 아닌가. 그들에겐 오염된 환경에서도 적응·생존 가능한 형태의 진화가 진행되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커피 수양 중

Coffee beans

작년 이 맘 때부터 시작하여 4개월(한 한기) 동안 커피를 배웠다. 총 열 일곱번의 수업 중 서너 번 결석... 빠진 수업은 다음 학기 때 청강으로 보충하겠다며 수료증은 받았는데 결국 그 다음 학기엔 실습장 근처에도 못 가 봤다.

나의 평소 생활 중 가장 아날로그적인 것 두 가지를 꼽으라면, 만년필에 병잉크를 사용하는 일과 집에서 핸드드립 커피를 마시는 일이라 할 수 있겠다. 만년필엔 편리한 잉크카트리지를 사용할 수 있고 커피는 전기 커피메이커를 사용할 수 있지만, 그 보다는 조금 더 손이 가고 조금 더 시간이 걸리는 불편함에서 오히려 즐거움과 여유를 느낀다.

만년필은 올해로 12년째. 늘 애용하는 워터맨 플로리다 블루 잉크는 그 동안 몇 병이나 썼을까. 그러나 만년필로 정서를 하는 것이 아니라 대부분 교정이나 메모용으로 쓰다 보니 필체는 날이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는 점이 안타까울 뿐이다.

커피 필터를 1,000장 정도 쓰고 나면 미맹에 가까운 나의 혀도 커피의 맛을 좀 알게 되지 않을까, 주전자의 물줄기도 보기 좋은 모습을 갖추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1,000장 커피 필터 사용을 목표로 하며 필터 사용개수를 세기로 했다. 어제까지 고노용 종이 필터 300장 사용. 오늘은 301장째 필터를 사용했다. 그러나 여전히 안개 속을 헤매는 느낌이랄까.

역시 세상에 쉬운 일은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