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9/2009

나의 길

5/19/2009 01:22:00 AM



그저 내 발 아래 펼쳐진 길을 따라 열심히 걸었다.
뜨거운 햇살과 목마름에 고개를 숙여 터벅터벅 걷다가
길 한 가운데에 내려앉은 딱정벌레 한 마리를 만났다.
- 네가 있을 곳은 거기가 아닌 것 같은데?
- 누굴 기다리고 있었어요. 그런데 당신은 어디로 가고 있나요?

발길을 멈추고 고개를 들어 주위를 둘러보았다.
가만... 지금 여긴 도대체 어디지?
난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일까? 내가 어디로 가려고 했더라?

아주 오래 전, 나는 스스로 어떤 길을 선택했다.
그리고 내가 선택한 길 옆의 수많은 건물들과 사람들에 휩쓸려
원래부터 그런 길 한 갈래 뿐이었던 것처럼 걸었다.
그 속에서 웃고 떠들고 행복하다 생각했지만 정작
나의 행선지가 어딘지, 제대로 가고 있는지 확인은 하지 않았다.
내가 선택하지 않았던 수많은 다른 길이 있었음을 잊고 있었다.

조용한 곳에 잠시 머물러 그 동안 내가 억지로 끌고 다닌
짐들을 하나씩 내려놓고 시야를 가로막은 것들을 치워보면
나의 길을 다시 만들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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