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1/2009 12:57:00 AM
마트에서 저렴하게 쇼핑했다며 하늘로 날아오를 듯 기뻐하던 여인이 "마트를 거치지 않으면 더 싸진다"는 그 분(?)의 한 마디에 땅으로 툭 떨어져버린다. 그리고 다음 장면에서 그 여인은 컴퓨터 앞에 앉아 인터넷 쇼핑을 한다. 요즘 TV에 나오는 인터넷쇼핑몰 광고이다. 또 어떤 광고에선 쇼핑몰은 일상에 지친 남편과 아내의 인생을 싹 바꿔준다는 솔깃한 제안을 하지만, 알고 보면 원래 있던 쇼핑몰 이름만 바꿔 하는 광고이다. 도대체 뭐가 새롭다는 건가.
착한 소비, 가치 소비, 개성 소비를 내세우지만, 결국 광고들은 저마다 외친다. 우리가 더 싸요, 싸요, 싸요. 자원의 재활용과 순환의 미덕을 실천한다는 중고용품 가게의 저렴한 가격표는 "싸니까 일단 사자", "싼 맛에 하나 더"와 같은 마음을 부추긴다. 물가는 계속 올라가는데 왜 어떤 품목의 가격은 계속 내려가는 것일까? 반찬 많은 5천원짜리 한상 차림 한정식이 제대로 된 재료로는 불가능함을 이제 다 알면서도, 왜 계속 가격 무한 경쟁 시스템은 무너지지 않는 것일까.
내 살림살이는 마트 쇼핑을 할 정도가 아니지만, 일주일에 한 번 마트에 구경 간다. 또 어떤 새로운 것들이 나왔을까 하는 호기심에서. 그리고 이런 것들을 카트에 담는다. 회사에 가지고 갈 과자들, 새로 나온 비빔생라면, 루이보스티, 토마토캔, 그리고 타바스코 소스. 비빔생라면을 제외한 5개 품목은 모두 수입품이다. 모두 가공품이며, 루이보스티를 제외한 5개 품목에는 첨가물도 많이 들었다. 가끔은 신선한 채소나 과일도 담지만, 이 날은 없었다. 깔끔하게 포장된 이것들을 보며 길고 긴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주차장까지 가는 동안 가공된 화학물질에 둘러싸여 지내는 생활이 무척 싫어졌다.
물건들을 차에 실은 다음 시동을 걸고 움직이기 시작하면서, 내가 운전하는 차 역시 엄청난 매연과 화학물질 덩어리로 이루어진 기계란 사실은 곧 잊었다. 음악을 듣고 내리쬐는 햇살과 바람을 가르는 속도감을 즐기며 집으로 달렸다. 그래, 사람은 망각의 존재. 매년 계절의 변화를 경험하면서도 매년 놀라고, 매일 밥을 먹어도 또 다시 배고파지듯, 매순간의 느낌은 대부분 휘발되어 버리고 그 다음엔 또 새삼스럽다. 그러니 어떻게 행동의 변화나 실천으로 이어지겠는가. 그래서 늘 원하는 세상을 상상하며 반복하여 노력해야 하나보다. 나는 편리함보다는 좀 더 개개인의 존중과 아름다운 공존을 추구하는 세상에 살고 싶다.
6/11/2009
마트를 거치지 않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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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pl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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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1/2009 12:57:00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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