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9/2010 25:16:00 AM
정말 멋있는 사람이다
라는 생각을 모처럼, 아니, 어쩌면 처음인가? 했다.
멋있는 사람.
멋있는 인생.
그런 멋있는 사람이, 나와는 다른 멋있는 인생이 같은 하늘 아래에 있고
가끔씩 그를 엿보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어서
내 인생에 맛을 더한다.
그 사람은
그 스스로에 관한 이야기를 전혀 하지 않고 있었지만
스스로를 괜찮다고 떠들어 대는 이들보다 훨씬 더 멋있었다.
내가 나를 판단하여 "멋있다"라고 할 수는 없다.
"멋있다"라는 말은 2인칭 또는 3인칭 주어를 수반할 때
비로소 의미를 지닐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맛"은 다르다.
"맛있다" 라는 것은 1인칭 주어로 말할 수 있을 때 더 의미있다.
남들이 아무리 맛있다고 하여도 결국 내 스스로 체험하지 않고는
그 "맛"을 진정으로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멋"과 "맛"은 그렇게 다르다.
스스로 맛있는 인생을 사는 사람들이 많을 수록
세상에는 멋있는 사람들이 많아지며
그렇게 멋있는 사람들을 엿보는 재미에
내 인생은 더욱 맛있어진다.
또 그런 사람을 발견할 수 있는 행운이 언제나 올까.
***
1999년 5월 17일에 "멋과 맛"이라는 제목으로 홈페이지에 썼던 글이다. 노트북 동호회에서 분가한 PDA 동호회의 오프모임에서 누군가를 보고 참 멋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동호회 게시판에서는 꽤 서로를 아는 사이라고 생각하지만, 막상 실제로 만나면 당장 살갑게는 대하기 어려운 정도로 나이 차이가 있었다. 2000년 이후 인터넷의 폭발적인 성장과 함께 뿔뿔이 흩어져 이젠 그 분의 이름조차 생각나지 않지만, 지금 생각해도 참 멋있는 사람이었다.
그 후로도 멋있다고 생각한 사람이 몇 명 정도 더 있었는데, 이미 고인이 되었거나 너무 유명해서 직접 만나보기는 어려운 사람들이었다. 그리고 오늘, 11년 전의 행운이 다시 찾아왔다. 기대하지 않았던 장소에서 우연히.
사랑 이야기를 다룬 영화나 드라마 중엔 사랑을 하게 되면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진다던가... 뭐 그 비슷한 대사가 자주 나오던데 바로 그런 것이 사람을 성숙 또는 성장시킬 수 있는 동기부여 역할을 한다는 것인가. 사랑까진 아니더라도, 오늘처럼 멋있는 사람을 만나면 무언가 새롭게 시작하고 싶어진다. 그리고, 11년 전 그 때의 느낌을 기록으로 남겨놓아 이렇게 다시 찾아볼 수 있어 다행이다.
2010-02-10
멋있는 사람
Posted by
pepl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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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16
Labels: Past, Small Tal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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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맞는 말씀입니다. 글 잘 읽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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